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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리 후보 급부상 고이즈미 신지로는 누구

by gambaru 2024.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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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7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있는 유력한 후보로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성 장관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설사 총재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43세의 젊은 나이에 유력 후보 물망에 오른 것 자체가 일본 정치에서 흔치 않은 일입니다. 총재 임기가 3년이기 때문에 이번에 낙마하더라도 다음, 그 다음 계속 총재 자리를 노릴 수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총재가 되고 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고이즈미 신지로는 누구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야스쿠니 참배 고이즈미 총리 차남

고이즈미 신지로는 최근 수십년 사이 가장 파격적인 일본 총리로 기억되는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둘째 아들로 도쿄와 맞붙은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위로 형이 있고 누나도 셋이나 됩니다. 하지만 태어나고 얼마 뒤 부모는 이혼했고 고이즈미 신지로는 고모 집에서 거의 컸다고 합니다. 요코하마의 간토가쿠인무쓰라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컬럼비아대학 국제행정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딴 뒤 미국 국제전략연구소(CSIS) 연구원으로 1년 정도 지내다 귀국해 아버지의 비서로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는 두 아들에게 평소 정치인이 되는 것에 부정적이었다고 하고, 그래서 장남인 고타로는 배우의 길을 선택했지만 신지로가 결국 아버지의 길을 따르자 고이즈미 전 총리가 충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고미즈미 집안의 정치 참여는 신지로의 할아버지에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할아버지 사메지마 준야는 원래 규슈 가고시마 출신의 서민이었고 한때 서울의 조선은행에서도 잡일을 했었다고 합니다. 이후 대도시으로 일자리를 구해 다니다가 가나가와에서 야쿠자의 딸과 사랑에 빠져 처가에 데릴사위로 들어가게 됐고 그때부터 성을 고이즈미로 바꾸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처가의 지원 덕분에 1937년 가고시마에서 국회의원에 당선하고 한동안 정계를 떠나 있다가 1950년대 초 장인의 가나가와 지역구를 물려 받아 다시 의원이 됩니다. 아들 고이즈미 준이치로, 손자 신지로가 대대로 이어 받아 의원을 하고 있는 바로 가나가와 제11구입니다. 할아버지는 방위장관까지 지냈습니다.

지역구를 물려받은 고이즈미 준이치로는 자민당의 파벌이나 세습정치 같은 구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대중과 소통에서 특출한 재능을 발휘해 특정 계파의 지원을 받지 않는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총리에까지 올랐습니다. 일본 내에서는 우정 등 국가기간사업을 적극적으로 민영화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비난을 받았고, 재임 중 최초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한일 외교에도 찬물을 끼얹었지만 일본에서는 출중한 리더십을 발휘한 지도자로 손에 꼽힙니다. 고이즈미 신지로의 인기 배경에는 아버지의 후광이 간접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색 가족, 형은 배우, 부인은 아나운서

정치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형인 고이즈미 고타로는 배우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다만 공교롭게도 그가 연예기획사의 주목을 받은 건 아버지가 총리가 된 직후부터였습니다. 활동 초기에는 아버지 덕 본 것 아니냐는 구설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어쨌든 생활 드라마, 수사 드라마 등에 다수 출연했고 거기서 그리 나쁘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한국에서 각색돼 방영된 '파견의 품격'이 있습니다.

고이즈미 신지로가 2010년 결혼한 부인은 후지TV에서 활동한 아나운서 다키가와 크리스텔입니다. 일본에서 여성 아나운서는 거의 유명 연예인급 대접을 받는데, 프랑스와 일본의 혼혈인 다키가와는 외모가 우선 눈에 띄어서 유명했고 결혼 발표 당시에도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결혼을 발표하는 상황도 이색적이었습니다. 신지로는 2019년 8월 혼전임신한 다키가와 함께 결혼을 알리는 인사를 하기 위해 당시 총리였던 아베의 관저를 방문했고, 그때 관저에 도열하고 선 기자들 앞에서 임신과 결혼 계획을 밝혔습니다. 형 고타로는 나중에 한 인터뷰에서 부모의 결혼 생활 실패의 영향으로 동생이 어렸을 때부터 "결혼뿐만 아니라 여성과 사귀는 것도 포기하겠다"라고 말했는데 "신지로에게서 '정치인으로서의 모습'이 아닌 어릴 때 신지로의 모습을 보았다"라고 기뻐했다고 합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이가 둘 있습니다.

 

젊은피 돌풍 속 정치 수완 의문도

아버지 준이치로처럼 신지로도 특정 계파에 소속돼 활동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자민당에서 계파 없이 활동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는 큰 약점입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같은 사례가 없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여전히 계파의 합종연횡으로 총리가 선출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비록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는 있지만 스가 자체가 계파로서의 영향력이 별로 없는 정치인이어서 그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이번에 신지로와 함께 유력 후보에 꼽히는 이시바 시게루 역시 총재 선거에서 벌써 셀 수 없이 낙선한 계파색 옅은 정치인에 속합니다.

그에 비하면 대중적인 인기는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그런 인기가 계속 유지된다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아버지처럼 총리에 오를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다만 젊은 나이에다 잘 생긴 외모와 달리 아직까지 이렇다할 정치적 성과를 보여준 것이 없고 심지어 엉뚱한 소리를 잘 한다며 정치 능력에 대한 불신까지 있는 것은 마이너스 요인입니다. 대중친화적인 것은 좋지만 너무 튀려다 보니 환경장관 시절 "기후변화 문제는 펀하고(즐겁고) 쿨하고(멋지고) 섹시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엉뚱한 발언 때문에 비난도 받았습니다.

 

야스쿠니 참배 전력, 한일 외교 미지수

2019년 8월 15일에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당시 신지로는 "전몰자에 대한 추모를 했을 뿐이며, A급 전범을 추모하러 간 것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아버지인 고이즈미 준이치로가 총리 재임 중 이후 계속 야스쿠니를 참배하면서 하는 것과 똑같은 소리입니다. 평균적인 자민당 정치인들이 개인적으로 야스쿠니 참배에는 긍정적이지만 총리 등 주요 공직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는 외교 문제 등 여러 변수들을 고려해 이를 자제하는 쪽이기 때문에 그 역시 총리나 주요한 공직을 맡는다면 굳이 참배를 강행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 외에 한일 관계에 대한 생각에 대해서는 그다지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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