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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정리] 하이브와 민희진 격돌 일파만파

by avo1 2024.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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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업계가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의 대립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22일 언론에 갈등이 본격 공개된 이후, 양 측의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하이브는 425일 멀티 레이블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김·장 법률사무소를, 민 대표는 법무법인 세종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하고 법정 공방을 준비 중이다.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양 측의 대립을 둘러싼 핵심 이슈와 공방을 정리해본다.

 

1.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의 관계는

SM엔터테인먼트 출신인 민희진 대표는 2019년 하이브에 CBO(최고브랜드책임자)로 입사했고,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이름을 하이브로 바꾸는데 역할을 했다. 202111월 혁신적인 아티스트 브랜딩을 제시하며 어도어라는 독립 레이블 회사를 설립해 걸그룹 뉴진스를 세계적인 뮤직스타로 성장시켜 주목을 받았다. 하이브는 어도어에 161억을 투자해 지분 100%를 인수했으며 이후 어도어 경영진에게 지분 20%를 양도했다. 현재 어도어사의 지분관계는 하이브가 80%, 민희진 대표가 18%, 기타 2%로 구성돼 있다. 어도어의 2023년 매출은 1,1028천만원이고, 영업이익은 335억원을 넘었다. 알짜회사가 된 것이다. 

방탄소년단 (출처:하이브 홈페이지)

2. 갈등의 시작은

갈등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민희진 대표가 22일 밝힌 입장문을 보면 갈등의 지점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민희진 대표는 이 입장문에서 하이브의 레이블 중 하나인 빌리프랩이 여성 5인조 아이돌 그룹 아일릿을 데뷔시키는 과정에서 뉴진스를 카피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아일릿은 민희진 풍’, ‘민희진 류’, ‘뉴진스의 아류등으로 평가되고 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5월 컴백을 준비하는 어도어와 뉴진스가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하며, 하이브 및 빌리프랩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 대표는 경영권 탈취 시도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이없는 내용의 언론 플레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태 발발 이후 20231월에 민대표가 씨네21과 가진 인터뷰 내용이 다시 주목받았다. 민 대표는 이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쉽게 하이브 자본을 외치는데, 개인적으로는 동의가 안 되는 표현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투자금이 결정돼 투자가 성사된 이후의 실제 세부 레이블 경영 전략은 하이브와 무관한 레이블의 독자 재량이라며 투자처가 어디든 창작의 독립’, ‘무간섭의 조항은 1순위였을 것이라 사실 꼭 하이브여야 할 이유도 없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갈등의 한 켠에 있는 감정선을 엿볼 수 있다.

한겨레는 24일 기사에서 방탄소년단(BTS) 신화를 쓴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과 현재 대세인 뉴진스를 키워낸 민 대표의 갈등을 두고 엔터업계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갈등의 골이 꽤 오래전부터 깊은 상태였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하이브 관계자들이 공공연하게 민 대표 비판을 해왔다. 주로 독단적이라는 평가가 많았고, 방 의장이 민 대표를 컨트롤하지 못한다는 얘기마저 나왔다고 말했다.

3. 하이브의 어도어 감사 결과는

언론에 하이브가 밝힌 내용을 보면, 하이브는 지난 22일부터 자회사인 어도어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으며, 민희진 대표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 하이브에 따르면 감사 대상자들은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고 하거나 뉴진스 계약 해지 등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 대상자 중 한 명은 조사 과정에서 하이브 측에 경영권 탈취 계획과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 자산을 증거로 제출했다. 하이브를 공격하기 위한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인정했다.

대면 조사와 제출된 정보 자산 속 대화록 등을 보면 민 대표는 경영진에게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이브를 압박할 방법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하이브는 전했다. 이 지시에 따라 아티스트(뉴진스)와의 전속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어도어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화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자금을 당겨와서 하이브랑 딜하자', '하이브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해 크리티컬하게 어필하라', '하이브를 괴롭힐 방법을 생각하라'는 대화도 오갔다. 대화록에는 '5월 여론전 준비',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는 등의 실행 계획도 담겼다.

한편, 민 대표는 하이브가 보낸 감사 질의서에 답변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브는 관련 질의에 "답변을 외부에 공개할 시 법률적 조치로 강력히 대응한다고 기재돼 있다""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민희진 대표가 25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나섰다.  기자회견을 통해 조목조목 하이브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https://www.youtube.com/watch?v=FZZZDNOKbwQ

걸그룹 뉴진스 (출처:하이브 홈페이지)

4. 하이브 컨셉 표절에 대한 논란은

뉴진스의 컨셉을 아일릿이 카피했다는 논란에 대해서 다양한 입장이 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서양의 여러 레퍼런스를 명백하게 참고한 뉴진스의 콘셉트가 얼마나 독창적인 것인지, 다른 팀들이 트렌드에 따라 뉴진스와 비슷한 패션이나 스타일을 따라하면 안되는 것인지, 따라한다면 어느 정도까지만 따라 해야 모방이 아닌 것인지 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또한 설령 두 팀의 콘셉트가 유사하다고 해도 둘다 하이브 소유이기 때문에 카피라고 볼 수 없으며, 이를 하이브의 색깔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민희진 대표의 어도어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이 핵심 쟁점인 상황에서 콘셉트의 유사성을 이슈화시키는 것은 전형적인 논점 흐리기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한편, 뉴진스 컨셉이 프랑스 영화 '무스탕: 랄리의 여름(2015)'과 일본 걸그룹 '스피드(1996년 데뷔)'의 뮤직비디오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 상황이다.

 

5. 향후 사태 진행 방향은

하이브 측 어도어 감사는 지난 22일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고, 오는 30일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다. 어도어 이사진이 불출석 하는 상황 등으로 인해 이사회 성립이 되지 않으면 하이브는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낼 예정이다.

법원 결정은 신청 후 45주 가량 뒤 내려질 전망이다.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 당일 임시주주총회 소집이 통지되고, 15일 뒤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가 열린다. 하이브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민 대표 등 기존 이사진을 해임하고 신규 이사를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진 이사회에서 곧바로 새 대표이사가 선출될 수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문가들은 하이브와 민 대표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공식 감사가 시작되고 민 대표가 같은 하이브 산하인 아일릿을 저격하는 과정을 보면 이미 갈등 봉합은 힘든 단계로 보인다법적 대응으로 가는 수순이다. 싸움이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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