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겨울이 없었다면 봄날이 이만큼 감사하고 찬란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지에 갖가지 풀잎과 꽃들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3, 4월은 집 안에서도 봄 기운을 느낄 수 있지만 가까운 숲이나 산으로 가 연두빛 새싹들, 형형색색의 꽃들이 어우러진 풍경을 보며 봄을 만끽하기 더 없이 좋은 계절입니다.
산림청에서는 지난해 산책하기 좋은 전국의 숲길 50곳을 골라 ‘걷기 좋은 명품 숲길 50선’을 발표했습니다. 이 중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가기 좋은 7곳을 산림청 안내 자료를 정리해서 알려드립니다.
서울과 인천, 김포, 용인의 멋진 숲길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는 ‘안산 순환형 무장애 자락길’은 평범하게 만들어진 순환형 숲길로 보행약자들도 쉽게 갈 수 있습니다. 구간별로 아까시숲, 메타세쿼이아숲, 잣나무숲 등 다양한 숲을 즐길 수 있으며, 동서남북 방향에 따라 한강, 인왕산, 북한산, 청와대 등 다양한 조망도 즐길 수 있습니다. 자락길 인근에는 연희숲 속 쉼터 등이 있습니다. 무장애 코스는 지하철 3호선 홍제 인근 서대문구청과 서대문자연사박물관, 3호선 독립문역 독립공원에서 시작됩니다. 가볍게 걸을 수 있고, 총 길이 7㎞로 2시간~2시간 30분 걸립니다.
인천 남동구의 대표적인 원도심인 만수동에 위치한 해발 201m의 만수산을 둘러싼 ‘만수산 무장애 숲길’은 2,751m의 계단 없는 무장애 등산로가 설치되어 있어 교통약자도 안전하게 정상까지 등반할 수 있습니다. 숲길을 걸으며 만수 8경을 보며 바람, 숲, 나무, 돌 등의 자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정상 전망대에서는 남동구 전역과 서해바다 및 인천대교까지 조망할 수 있고 일출과 일몰 모두를 볼 수 있습니다. 가볍게 걸을 수 있으며 2.7㎞ 정도 거리입니다.
김포의 대표적인 산이자 유일하게 현존하는 성곽이 있는 문수산의 첫 자락인 ‘군하숲길’은 월곶생활문화센터, 김포국제조각공원, 구름다리, 남아문(홍예문)을 지나 문수산 정상으로 이어집니다. 숲길을 따라 오르며 김포조각공원, 남아문, 문수산성 성곽과 문수사 풍담대사 부도 및 비, 향교 등을 보며 월곶면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문수산 산림욕장을 통해서 올라가는 등산코스에서는 소나무 피톤치드를 마시며 산림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정상에서는 서해바다와 조강이 하늘을 맞닿은 듯한 탁트임을 선사합니다. 가끔 오르락 내리락 하며 거리는 14㎞ 정도입니다.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청년 김대건길’은 김대건 신부가 200여 년 전 처음 미사를 드린 은이성지에서 시작해 안성시 미리내성지까지 이어지는 순례길입니다. 김대건 신부가 생전 사목 활동을 하던 길이자 순교 후 유체가 이동한 경로이기도 합니다. 이 길은 한국의 산티아고길로 불리기도 합니다. 은이계곡, 신덕·망덕·애덕고개를 거치며 인근의 와우정사, 석포숲공원 등과 같은 관광지를 둘러 볼 수 있습니다. 대체로 평탄하며 10.3㎞ 구간입니다.
경기 가평의 봄 기운 물씬 나는 숲
경기 가평군 상면에 있는 ‘잣향기 피톤치드길’은 무장애 나눔길을 따라 90년 된 잣나무숲을 경험할 수 있는 치유의 숲길입니다. 축령백림관, 잣향기옥공관에 들러서 다양한 체험도 해 볼 수 있습니다. 길은 대체로 평탄하며 6.57㎞ 정도입니다.
가평군 가평읍에 있는 ‘연인산 명품 계곡길’은 선녀들이 내려와 쉬어갔다는 선녀탕, 화전민터, 숯가마터 등 우리 살림문화와 역사를 경험할 수 있는 숲길입니다. 과거에는 기암괴석 등으로 소수의 탐방객들만 찾던 비경을 가진 길이었는데 최근에는 모두 11개의 징검다리와 출렁다리를 조성하여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멍때리기 좋은 ‘멍존’과 낮잠을 즐길 수 있는 선베드 등 쉬어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항일 의병을 주도했던 유학자 유중교 선생이 제자들과 함께 이름 붙인 9개의 계곡, 용추계곡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모험하는 기분으로 걸을 수 있는 4.7㎞ 숲길입니다.
가평군 북면에 있는 ‘소리향기길, 명언읽고가길’은 강씨봉자연휴양림 내 조성된 숲길입니다. 계곡을 따라 이어진 완만한 경사지의 소리향기길은 물소리의 청량함을 한껏 느끼는 매력이 있습니다. 돌아오는 코스로 명언읽고가길을 택하면 숲길 구간마다 손글씨로 쓴 명언과 시, 인생에 힘이 되는 글귀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가볍게 걸을 수 있는 3㎞ 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