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7월 17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방송관련 대치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이다.
“이 볼썽사나운 모습을 대체 언제까지 봐야 하는가”,
국민들께서 묻고 있습니다. 할 말이 없습니다.
원 구성에서 채해병 특검으로, 다시 방송법으로
의제만 바뀌고 있을 뿐, 교섭단체 간 교섭도
교섭을 위한 진지하고 치열한 노력도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개혁과 민생을 위한 국회로 단 한발도 나가고 있지 못합니다.
방송법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대치가 언론계 내부의 갈등을 넘어
극심한 국론분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심각한 위기감을 느낍니다.
방송 통신 정책, 공영방송 지배구조 문제가 전부가 아닙니다.
한 언론학자는 지금 국회의 모습을 두고
“참치잡이 원양어선 위에서 꽁치머리를 두고 싸우는 격”이라고 지적합니다.
미디어 생태계가 급변하고 전 세계 방송, 통신, 인터넷 분야가
치열한 혁신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지난 13개월 동안 직무대행을 포함해 방통위원장이 일곱 번 바뀌었습니다.
방통위원장 탄핵안 발의와 방통위원장 사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동안
한시가 급한 민생의제들도 실종되고 있습니다. 멈춰야 합니다.
양 교섭단체, 정부여당과 야당의 극심한 대치상황에
국회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런 상황을 두고 각계 인사를 만나 의견을 나눴습니다.
크게 걱정하는 말씀들이 많았습니다.
여당은 대통령과 정부의 권한으로 밀어붙이고
야당은 숫자로 밀어붙이는
이 악순환을 끝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여야 정당, 국민 여러분께 제안합니다.
여야 모두 방송법을 둘러싼 극한 대립에서 한발씩 물러나
잠시 냉각기를 갖고 정말로 합리적인 공영방송 제도를 설계해봅시다.
방송 공정성과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법안에 합의해봅시다.
이를 위해 국회의장의 책임 아래 집중적인 논의에 착수할 것을 제안합니다.
야당에 요청합니다. 방송4법에 대한 입법 강행을 중단하고,
여당과 원점에서 법안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합니다.
방통위원장 탄핵 소추 논의도 중단하기 바랍니다.
정부 여당에 요청합니다.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일정을 중단하기 바랍니다.
방통위의 파행적 운영을 즉각 멈추고, 정상화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범국민협의체 구성을 제안합니다.
여야 정당, 시민사회, 언론 종사자와 언론학자 등이
고루 참여하는 논의기구를 구성하고,
두 달 정도의 시한을 정해 결론을 도출해봅시다.
끝장토론, 밤샘토론이라도 해봅시다.
국민 여러분께도 당부드립니다.
방송과 통신이라는 공공재가 국민의 것이 되도록
관심을 갖고 감시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